<바바라>는 의심할 바 없이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걸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영화는 많은 대사보다는 인물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왔다.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을 계획하는 바바라의 심리 역시 관객들은 인물 간의 대사나 사건을 통해서이기보다는 그녀의 표정을 통해 느끼게 된다. 영화의 전반부는 그녀가 동독에서 느끼는 불행과 고립감에 대한 묘사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탈출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청소년 작업소에서 강제 입원된 소녀 스텔라를 만나게 되고, 동료 의사인 안드레와 사랑에 빠진다. 이러한 만남은 바바라의 결심을 변화시킨다. 행복은 국경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펫졸트 감독은 소리 높여 이 상황을 말하지 않는다. 롱쇼트로 이루어진 화면을 통해 그녀의 전체 모습을 바라보고, 공감하기를 희망한다.
(이상용_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 다음 영화